What I am interested in

50대 은퇴후 일상 트럼프 관세 폭탄 우울한 날

새아침1218 2025. 2. 3. 21:25
728x90
300x250
BIG

 

아침부터 꾸물꾸물한 날씨가 영 기분을 가라앉힌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흐리고, 해는 보이지도 않는다. 뭔가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한 애미한 날씨다. 확실하게 쏟아질 거면 쏟아지든가, 아니면 쨍하게 맑든가. 하지만 오늘은 뭘 하든 간에도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그런 하루다.

​이럴때 뉴스라도 신통치 않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지속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가 다시 관세 폭탄을 꺼내 들었다. 유럽과 중국을 상대로 관세율을 높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전에도 그랬듯, 트럼프의 이런 발표가 있으면 시장은 출렁이기 마련이다. 주가는 출렁이고, 기업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바빠진다.

​무역 전쟁이 한창이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도 관세 인상이 발표될 때마다 시장이 불안정해졌고,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이었다. 오늘 같은 날은 정말이지 아무것도 명확하게 풀리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고 , 그렇다고 완전히 꼬이는 것도 아니다.

​마치 구름이 잔뜩 끼어 있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 날씨처럼 말이다. 주식시장도 비슷하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소식에 장이 출렁이긴 했지만, 급락하는 것도 아니고, 반등하는 것도 아니다. 애매한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매수도 매도도 결정하지 못한 채 주저하고 있다.

​이럴 때면 모든 것이 엉거주춤하게 느껴진다. 출근길도 그렇다. 도로는 막히는 것 같으면서도 휙 뚫릴 때도 있고, 회사에서는 뭔가 바쁜 것 같은데 정작 손에 잡히는 건 없다.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평범한 메뉴로 결정하게 된다. 뭐든 명확하게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하루.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시장이 불안정할 때일수록 투자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결국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다면,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흐린 날씨에도 우산을 챙기는 것처럼, 경제 흐름이 애매할 때는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날씨가 꾸물꾸물해도 결국 해는 뜨고, 시장이 흔들려도 결국 방향은 정해진다. 오늘은 그렇게 아무 것도 확실하지 않은 하루지만, 이런 날도 지나고 나면 뭔가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애매한 하루를 묵묵히 지나간다.

오늘은 바로 퇴근해야 할지 친구를 만나 술 한잔을 해야할지 고민이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면, 그 자리는 단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들. 처음 학교에 등교했을 때의 설렘과 긴장, 중간중간 싸우기도 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견뎌낸 청소년 시기의 질풍노도의 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어느덧 정년이 가까워지고, 이제는 '퇴직 후'라는 새로운 챕터를 이야기하는 나이가 되었다.

​"야, 우리도 여기까지 왔다."

누군가 술잔을 들어 올리며 씁쓸한 듯, 뿌듯한 듯한 미소를 짓는다.

"그때 농구하며 놀던때 기억나냐?"

"네가 우리쪽 골대에 넣어서 우리가 졌잖아."

추억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한 병, 두 병 비워진다.

​한창 일할 때는 퇴직이라는 게 먼 미래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현실이 되어 눈앞에 다가왔다.

앞으로 뭐 할 거냐는 질문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답이 오간다.

"골프나 치면서 유유자적 살 거야."

"난 시골 내려가서 농사나 좀 지어볼까 생각중이야."

"나는... 아직 모르겠어."

​어떤 이는 기대에 부풀어 있고, 어떤 이는 막연한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을 일하며 달려왔는데 갑자기 멈추라고 하면 누구라도 당황스러울 테니까.

​잔이 비어가고, 밤이 깊어가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솔직해진다.

"그래도 우리 여기까지 잘 버텼다. 애썼다, 진짜."

한 마디가 마음을 찡하게 울린다.

​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 시작을 준비하기 전에, 지난 세월을 함께한 동료들과 조용히 조용히 한 잔 더 기울이고 싶다.

지난날을 위하여, 그리고 또 다른 내일을 위하여..

 

 
728x90
300x250
B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