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도 갱년기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땐 가볍게 웃어넘겼다. '그런 게 나한테 올 리가 없다'고 자신했던 순간이 무색할 만큼, 요즘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덕스로운 내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방금 전까지 웃고 있었는데도 작은 일 하나에 금세 짜증이 솟아오른다. 마치 스위치라도 달린 듯, 마음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이런 기분은 추운 날씨와 함께 더 심하게 찾아온다. 창밖으로 떨어지는 기온처럼 내 마음의 온도도 덩달아 차갑게 얼어붙는다. 외투를 두껍게 껴입고 몸은 따뜻하게 해보지만, 마음속 찬 바람은 여전히 매섭게 몰아친다. 누구보다도 긍정적이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격이라 믿었는데, 요즘의 나는 스스로가 낯설 만큼 변덕스럽고 예민한 모습이다. 얼마 전에도 아무 ..